작가가 된 영희는 집안에 도우미를 두고, 집안 일에서 해방이 되며 본격적인 방송작가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또한, 뽀글이 아줌마 파마도 풀고 작가 분위기가 나는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대변신을 하게 되지요. 영희의 남편인 기창은 이러한 영희의 변화가 대단히 못마땅하여 소박 놓을 궁리만 합니다. 하지만, 이미 기창의 고함 한 마디에 찍소리 못하던 예전의 영희가 아닙니다.
"지금 나한테 복수하는거냐?"
"빙고~!"
뭐, 이정도면 영희의 기창에 대한 선전포고인 셈인데요. 영희에게 그냥 당할 기창이 아닐 듯 한데 극의 흐름이 기창의 학원 사업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게 함으로써 기창의 경제권을 빼앗아 기창을 전업주부로 만들게 하려는 의도가 예상되어집니다. 안 그래도 사회 생활하느라고 위축된 가장들에게 드라마에서도 이런 모습을 봐야하는 레알스런 사회 현실을 담아내는 것 같아서 우울하네요.
아내가 빚냈다
한편 혜진은 승우에게 동생의 교통사고로 인한 위자료 5천만원을 빚지게 된 사실을 남편인 동훈에게 들키고 맙니다. 동훈은 혜진에게 자신의 이런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면서 부부싸움을 하게 되지요. 혜진은 혜진 나름대로 동훈에게 미안함을 지니고 있는 상황이라 차마 그렇게 큰 돈을 다시 해달라는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을 것입니다. 동훈은 혜진을 위해 무엇이든지 다했줬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녀가 원하는 것을 능력 닿는데로 해 줄 수 있었을텐데 그런 마음을 몰라주는 혜진이 야속한 것이겠지요. 이 과정에서 동훈에게 승우의 존재가 드러나게 된 셈입니다.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가 시작되는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기 보다는 스토리를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맥이 빠지는군요.
혜진의 동훈에 대한 감정은 솔직히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동훈에 대한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것처럼 그려지고 있습니다. 항상 미안해하고, 그래서 고맙고...이런 모습이 혜진의 모습인데요. 돈독한 부부의 정이 느껴지질 않아서 시청자 입장에서는 좀 그렇습니다. 부부관계가 채무관계는 아닌데 말이죠.
혜진과 승우의 친구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혜진이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은 맞는데, 채무관계로 인해서 그동안 마음을 열지 않았던 승우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이 사건 이전에 승우가 혜진이 꿈을 접게 된 그녀의 작품을 갤러리에 전시해 주어서 그녀의 마음 속 깊이 삭히고 있는 아픔 마음을 어우만져준 점이 있지만 말이죠.
너무 나쁘게 해석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혜진의 마음이 결국은 5천만원을 빌려준 승우보다는 집을 팔아 유학보내준 동훈에게 가는 식의 결말이라면 이 부분은 이렇게 해석하는 제가 나쁜 것인지, 아니면 이렇게 해석하게끔 만드는 드라마 스토리 자체가 나쁜 것인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이러한 비판이 기분 나쁘겠지만, 혜진의 캐릭터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 작업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 박주미씨 팬인데, 그녀의 컴백은 고맙지만 이번 캐릭터는 진짜 아니올시다~입니다.
오지랖 넓은 명희
명희는 자신이 못볼 꼴을 보인 철수에게 마음에 진 빚을 갚는다고 철수를 윤희와 소개팅시키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남자,여자 이성관계만 있는 것은 아니죠. 이게 뭡니까? 우스운 사람이 되고 말았잖아요."
"좋아요. 제가 잘못했어요. 전 그냥 전에 그 일이 고마워서 갚을려고 한 것 뿐인데...좋아요. 오늘 이 일도 갚아줄께요."
철수는 그 일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있는 무던한 사람인데, 갚으라고 독촉한 것도 아니고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 명희에게 좀 황당한 감정일 것입니다. 더군다나 또 뭘 갚겠다는 것인지... 어쨌든 명희의 이런 당돌함 때문에 철수가 좀 고달파질 것 같네요.
솔직히 철수의 윤희에 대한 감정은 여성으로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라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한 존경심이 컸다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을 철수의 동생과 명희가 오해하면서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인 셈인데 이 과정에서 명희와 철수의 감정이 조금 얽히게 되었네요.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연'이라는 단어가 천생연분이나 부부지연...이런 중한 것만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감정이나 사소한 일도 인연이라는 것이죠. 그동안 철수와 명희는 사실 그닥 인연이 없었지요. 그런데 이런 감정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인연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스토리는 제가 기다리고 있었던 스토리에요. 명희와 철수도 이제 본격적인 스토리에 가담을 하면서 레이싱을 하게 되었네요.^^ 부디 예쁜 사랑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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