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26번째 이야기>
OCN
원제: 葉問 2 Ip Man 2 (2010)
장르: 액션, 무협, 드라마
러닝타임: 108분
감독: 엽위신
출연: 견자단, 홍금보, 웅대림, 황효명, 임달화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엽문2>는 <엽문>보다는 허구성이 짙은 것 같습니다.
<엽문>은 그래도 역사적 사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스토리가 이어지지만 <엽문2>는 재미와 액션을 위해서 많은 허구를 가미했다고 보여집니다.
황비홍(생몰연대 1847~1924)·곽원갑(1868~1910)·엽문(1893~1972)·이서문
중국의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 중 중국 무술에 영향을 많이 끼친 '불산의 사대용'이라고 불리는 쿵푸의 달인들을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먼저 만나보았지요.
이 중에서 이연걸과 조문탁이 주연을 맡았던 <황비홍> 시리즈로 인해 황비홍에 대해서는 가장 익숙할 것입니다.
<무인 곽원갑>과 <엽문>을 통해서 이들의 이름도 이제 무협팬들에게는 그리 낯선 인물들은 아닐 것입니다.
그럼 이서문이 남았네요.
신창 이서문은 팔극권의 대가입니다. 신창이라는 별호가 말해주듯이 창을 잘 다뤘던 인물이죠.
<엽문> 리뷰를 하면서 '남권북퇴'에 대해서 소개를 해드렸었는데, 남권북퇴란 무술의 특성과 장소에 따라 나뉜 분류이지요.
이처럼 중국 무술은 크게 남파 무술과 북파 무술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팔극권은 북파 무술의 일종입니다.
황비홍(黃飛鴻)의 유일한 초상화(이미지출처: 위키백과사전)
황비홍은 홍가권의 일대종사인데요. <엽문2>에서는 홍금보가 홍가권의 대가로 나오지요. '홍가(洪家)'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무술은 홍희관이 창시한 무술로 남파무술의 일종입니다. 줄여서 '홍권'이라고도 하지요.
곽원갑
곽원갑은 미종예란 가전 무술을 발전시켜 정무체육회의 창립자가 되었는데, '정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소룡이 주연을 맡았던 <정무문>의 이야기 속에서 진진(이소룡 분)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미종예는 북파 무술의 일종으로 <수호지>에 나오는 연청이라는 사람이 사용했던 무술이라 연청권이라고도 하며, 미종권, 비종권, 미조권 등 다양하게 불리는 무술입니다.
이렇듯 북파에는 이서문, 곽원갑, 남파에는 황비홍, 엽문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남파 무술의 자존심 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 황비홍의 홍가권과 엽문의 영춘권의 대결은 <엽문2>에서도 가장 하이라이트에 속하는 부분이지요.
오랜만에 액션씬을 선보이는 홍금보가 너무 반가웠지만, 역시 홍금보는 진지함보다는 우스꽝스런 코믹 연기가 잘 어울리는 배우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전쟁과 생사의 고비를 넘기며 홍콩에 도착한 엽문은 전편에 비해 좀 더 세속화 된 듯 한 느낌입니다.
생계 때문에 무술을 판다고 할까요?
물론 그런 느낌은 약한 편이기는 하지만, 중국에 있을 때의 고지식함보다는 많은 부분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고뭉치란 것을 알텐데도 제자로 받아주는 것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엽문은 감옥에 갇히는 곤욕도 치르지요.
홍콩에서도 도장을 차리는 것이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향초 한 자루가 다 탈 동안 원탁 위에서 대련을 하여 버틴다는 규칙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엽문은 이러한 규칙을 통과해내면서 도장을 차리죠.
영화 전반부가 엽문이 홍콩에서 도장을 열기 위해 대련을 하는 것이 줄거리라면 영화 후반부는 외세의 억압에 저항하는 엽문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엽문>에서는 일본이었지만, <엽문2>에서는 홍콩을 식민지화 한 영국으로 그 대상이 바뀌었습니다.
그 상징성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위난의 시절도 잘 극복했다는 중화사상이 저변에 깔려 있다고 하겠습니다만 표면적으로는 복싱 챔피언과 중국 무술 고수의 대결이라는 점이 대단히 흥미로운 설정이 아닌가 합니다.
복싱은 체급이 나뉘지만 무술이나 실제 격투에서는 체급이란 것이 없지요.
실제로 고수와 복싱 챔피언이 강함을 겨루게 된다면 많은 이슈를 낳을 것이 분명할 것입니다.
요즘은 이종격투기가 그러한 화제의 중심에 있지요.
<엽문2>의 복싱과 무술의 대결을 보면서 드는 궁금증이 만약 이종격투기 선수와 싸운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자못 궁금해지더군요.
최근 '소림사의 굴욕'이라는 동영상에서 소림사 최고 고수라고 자칭하며 각종 무술 대회에서 17연승을 한 소림승과 해병대 출신의 격투기 선수와의 경기에서 2라운드에 넉다운 되는 굴욕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는 했었는데 아마도 쓸데 없는 동작이 많은 중국 무술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동영상이 아닐까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동영상은 하나의 극단적인 하나의 모습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홍가권이 영춘권보다 못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할 때 고수들이 두려운 이유는 급소를 안다는 것이죠.
형식이 정해져서 승과 패가 갈리는 승부가 아니라 형식이 없는 생과 사가 결정되어지는 결투에서라면 더욱 이러한 점은 두각이 나타나리라 생각되어집니다.
엽문은 이소룡을 제자로 받아 들였습니다.
영화 말미에 어린 이소룡 등장하지요.
이소룡은 엽문으로부터 영춘권을 배웠고, 여러 가지 무술을 종합하여 절권도를 창시하였습니다.
절권도는 영춘권 외에도 홍가권과 북파 무술인 공력권, 복싱, 태권도, 펜싱의 스텝 등의 장점만을 받아 들여 창안된 무술이지만 이소룡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미완성된 무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무술의 계보를 보게 되면 역사의 흐름에 따라 무술도 발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홍가권이 황비홍에 의해 개량 발전되었고, 영춘권도 영춘권이 가지는 단점을 다른 무술이 가지는 장점에 의해 발전되어 가고 있으며, 또한 이소룡에 의해 절권도를 낳게 하였다고 보여집니다.
<추노>의 장혁도 절권도를 배웠다고 하지요?
<엽문>을 보게 되면 엽문이 무술 수련을 할 때 쓰이는 저것을 '목인각'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목인각 수련은 영춘권 뿐 아니라 홍가권에서도 고급 과정에서 쓰이는 것이라고 하네요.
단순히 나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군요.
절권도도 아마 목인각 수련을 하지 싶습니다.
공격과 수비를 함께 하는 것이 영춘권과 절권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니까요.
※ 각주에 쓰여진 내용은 위키백과사전을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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